
정부가 교원능력개발평가를 폐지하고 교원역량개발지원제도로 개편한다고 발표했다.
교원들의 교육활동 개선을 위한 다양한 정보를 제공하고, 인공지능(AI) 맞춤형 연수 시스템을 도입하며 연수 예산을 확충하는 등의 방안이 포함되어 있다. 이를 통해 교원들의 자기주도적 성장을 지원하고 교원들의 전문성을 높이겠다는 취지이다. 그러나 이러한 변화가 긍정적인 부분이 있는 반면, 폐지 후 나타날 수 있는 여러 문제점도 존재한다.
1. 평가의 실효성 문제
교원능력개발평가의 폐지는 그 자체로는 교육 현장의 갈등을 줄일 수 있는 긍정적인 측면이 있지만, 동시에 교사의 능력을 객관적으로 평가할 기회를 잃게 되는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기존의 교원능력개발평가는 동료 교사, 학생, 학부모의 평가를 통해 교사의 교육활동을 다각도로 분석하고 피드백을 제공하는 구조였다. 폐지 후, 이러한 피드백이 축소되거나 부재하게 된다면 교사의 능력을 평가하고 개선할 기회가 줄어들 수 있다. 또한 교사들 간의 자발적인 전문성 신장 노력이 약화될 가능성도 있다.
2. 동료 평가의 부작용 확대
교육부가 발표한 개편 방안에서 여전히 동료 교원 간의 평가가 포함되어 있다. 이는 동료 간 경쟁을 유발하고, 결과적으로 학교 내 갈등을 초래할 수 있는 위험을 내포하고 있다. 평가의 기준이 명확하지 않거나 객관성이 결여되면, 동료 교사들 간의 관계가 악화될 수 있다. 특히 성과상여금과 같은 금전적 보상이 동료 평가와 연계될 경우, 평가가 공정성을 잃고 불필요한 경쟁으로 이어질 우려가 크다. 이러한 문제는 교직 사회의 신뢰성을 훼손하고, 교사들 간의 협력보다는 감시와 경쟁을 조장할 수 있다.

3. AI 연수 시스템 도입의 한계
인공지능(AI) 맞춤형 연수 시스템 도입은 개인의 필요에 맞춘 연수를 추천해주는 장점이 있지만, 연수 내용과 추천이 얼마나 실효성이 있는지에 대해서는 의문이 제기될 수 있다. AI가 교사의 실제 필요와 상황을 정확히 파악하고 적합한 연수를 제공하는 것은 기술적으로 복잡한 문제이다. 만약 AI 시스템이 부정확한 추천을 하거나 연수의 효과가 미미할 경우, 교사의 전문성 향상에 기여하기보다는 시간과 자원만 낭비할 가능성도 있다.
4. 학생인식조사에 대한 반발
학생들의 배움과 성장에 대한 인식 조사를 통해 교사의 역량을 평가하는 방안은 긍정적으로 보일 수 있으나, 학생들이 교사의 역량을 객관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지에 대한 논란이 지속되고 있다. 일부 교원단체는 학생인식조사가 평가의 일환으로 사용되면 교사들이 학생의 눈치를 보며 수업을 운영하게 되는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 더불어 학생들의 평가가 학습연구년 교사 선정과 같은 중요한 결정에 영향을 미치게 될 경우, 기존의 교원능력개발평가의 문제점이 그대로 반복될 수 있다.
5. 교원들의 자발적 역량 개발 위축
자기 역량 진단을 통해 교사들이 스스로 교육활동을 개선하고 전문성을 향상시키는 방향은 긍정적이다. 그러나 이를 강제화하거나 과도한 평가 시스템에 의존할 경우, 교사들의 자발적인 역량 개발 동기를 저해할 수 있다. 평가가 외적 동기에 의한 형식적인 활동으로 변질될 위험이 있으며, 이는 교사들이 본질적인 교육에 집중하기 어렵게 만든다.

교원능력개발평가의 폐지는 교사들의 스트레스를 줄이고 교육 현장의 갈등을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하지만 동료 평가의 부작용, AI 연수 시스템의 한계, 학생인식조사의 공정성 문제, 교사들의 자발적인 역량 개발 저해 등의 문제점도 발생할 수 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평가 방식의 개선과 교사들의 자율성을 존중하는 정책 설계가 필요하다. 교원들의 전문성 향상을 위한 실효성 있는 지원책과 평가 제도의 정비가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